농사이야기

모심기

무당 거미 2011. 6. 7. 08:23

 

 

 

모심기

 

  황금연휴가 시작되었다. 여름더위에 앞서 가질 수 있는 좋은 연휴이다. 이렇게 월요일까지 연속해서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여건은 1년에 3번이다. (815광복절, 9월 셋째주 추석, 10/3 개천절)

  그러나 올해에도 마찬가지로 모심기 준비과정과 모심기로 황금연휴를 논에서 보내게 되었다. 5월 29일부터 모판정리, 모판 로타리, 모판 들어내기, 모판 논으로 옮기기, 모자라는 모 얻어 쫒아 다니기, 모심기 날 새참(사이참) 준비, 점심준비 등으로 일정이 바빴다.

  6월 5일 모심기 당일 5시 30분부터 시작하려던 모심기가 이앙기를 싣는 차량이 시동이 걸리지 않아 1시간가량 늦게 시작되었다. 3번 논에서부터 차나락(표준말:찰벼)을 심고, 물을 윗 논에서 아랫 논으로 보내며, 논물을 맞추며 심어 갔다. 2, 3번 논에는 작년처럼 밥맛이 좋은 “일품” 모종을 심었다.

  날씨가 더웠다. 해병대 상사인 사촌동생이 포항에서 올라와 도와주었다. 80년 중반 군대생활에서 상사의 모습은 자상하기도 하고 엄하기도 하고, 때론 아버지처럼 근엄하면서도 다정했었다. 이젠 사촌동생이 연예인 현빈(김태평)이 입대해 화제가 된 해병대에 상사의 계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것을 생각하니 내 나이도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는 모양이다.

  어릴 때 대소가(大小家) 모두가 모여 새벽부터 모를 찌고, 지게로 옮기고, 못줄을 넘기며 모심기 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어린나이에 거머리가 무서워 발에 신경을 쓰며 5촌 아제와 나의 영역에서 열심히 모를 심던 생각이 난다. 어느새 큰아버지도 팔순이 다되어 가고 그때 종조부의 모습처럼 세월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다리가 불편하신 큰어머니와 농사를 짓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니다. 다행이 사촌동생이 와서 우리논과 큰집 논에 모심기를 모두 빨리 마칠 수 있어서 좋다. 작년보다는 한결 힘들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농부가 되어 올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6월 황금연휴를 고스란히 바친 시간이다.

  올해에는 장마와 태풍을 피하고, 그리고 적정한 논물가두기 등을 잘하여 작년보다는 더 잘하고 싶다. 작년처럼 실수하여 수확을 줄이지는 말아야겠다. 팔뚝이 빨갛게 그을렸다. 따갑다.

  올해의 태양도 뜨겁기만 하다.

 

<2011.3.14 논 수로보수 사진>

 

 

 

 

 

 

 

 

 

 

 

<2011.04.23 모판 볍씨넣기 사진>

 

 

 

 

 

 

 

 

 

 

 

 

<2011.5.1 모판만들기 사진>

 

 

 

 

 

 

 

 

 

 

 

 

염소가 새끼를 나았어요


 

 

 

 

 

 

 

 

 

고양이도 새끼를 나았어요


 

 

 

닭들의 오후 모임


 

 

 

도룡용의 새끼들


 

 

 

논에서 미꾸라지를 만났어요

 



 

 

<2011.05.01 올해도 터진 논뚝>

 

 

 

 

 

<2011.06.05 모심기 사진>

 

 

 

 

 

 

 

 

 

 

 

 

 

 

 

 

 

 

 

 

 

 

 

 

 

 

 

 

 

 


 

 

 

'농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벼농사일지 - 마른 논   (0) 2011.06.21
2011.6.12. 벼농사일지  (0) 2011.06.12
논에 사는 생물들  (0) 2010.09.28
수확을 기다리는 벼  (0) 2010.09.28
햇살을 맞이하는 벼  (0) 2010.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