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12일 농사일기-
모심기 후에 어린 모들이 사름(뿌리활착)이 되기에는 물이 약간 적어도 된다고 하신다. 그러나 모가 활착하기에는 물이 너무 적은 것 같았다.
작년에 사용하였던 양수기를 돌려 볼려고 스위치를 넣어도 작동하기 않았다. 고쳐야 겠구나 생각하고, 주섬주섬 챙기려다 주위에 정리하지 않은 자리에 모를 심고, 가져 가야겠다고 잠시 놔 두었다.
정리가 마치고 마지막으로 한번더 스위치를 넣어도 전기는 웅~하고 들어오는데 작동이 되지 않았다. 순간 예전에 말씀하신 이야기가 떠올랐다.
양수기가 오래 사용하지 않아 첫 시작은 드라이버로 모터날개를 돌려줘야 한다는 말씀이였다. 그래서 방향이 어디 인지는 모르지만 좌우로 살짝 돌려 주니 굉음을 내며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가을전어의 맛처럼 상쾌함을 느꼈다.
그러나 오래된 양수기와 모터는 굉음소리가 옆 도로에서도 크게 들리고, 수도물처럼 너무 적게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 만이라도 나오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 처럼 돌아가는 양수기 모터소음을 귀에 담으며 논을 나왔다.
전봇대에 로타리하지 못하는 삼각지대가 있다.
물이 조금 적은 듯 하였다.
3번 논인 이곳에 꽃뱀 한마리가 있었다. 윗논에 어린모에 정리할 때 손에 만졌던 뭉클한 거머리를 모아 던져줄 것을 그 미끌한 느낌이 아직도 손끝에 남아있다.
도로에서 보니 논에 물이 많이 모자란 듯이 보였다.
걱정이 되어 이틀후인 6월 14일 다시 갔다. 점점 물이 줄어가고 있었다.
6월 15일(화요일)에 비가 온다고 하여 도랑을 정비하고 논으로 물이 들어가게 만들었다. 돌을 하나 막아놓았다. 모래는 바닥에 가라앉고 물만 먼저 들어가게 하였다.
퇴근 후에 짧은 시간동안 힘을 쏟았다.
-2010년 6월 19일 농사일기-
모심기 후에 마무리 작업을 오늘 했다. 이앙기가 중간에 놓친 텅빈 자리를 남겨두었던 어린모로 심었다. 주중에 내린 비로 1,2번 논에 물은 적당하였다. 그리나 3번 논에는 물이 하나도 없이 바닥이 다 보였다. 이앙후 15일 전에 주어야 할 비료와 살균,살충제를 치기 전에 2번 논에서 3번 논으로 물을 내렸다. 3번 갈라진 논에서는 꽃뱀한마리가 있었다. 어미는 아니지만 중간정도의 고운 꽃뱀이였다.
장마는 아니지만 적당한 시기에 비가 중간중간 내려줘야 농사와 더위에도 좋을 것을~ 올해 논농사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되어 간다.
'농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확을 기다리는 벼 (0) | 2010.09.28 |
---|---|
햇살을 맞이하는 벼 (0) | 2010.09.28 |
모심기 (0) | 2010.06.08 |
못자리 만들기 (0) | 2010.05.03 |
논뚝을 떼우는 것은 (0) | 2010.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