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논과 오디

무당 거미 2013. 6. 12. 22:27

 

 

 

 

 

 

 

 

 

 

 

 

 

 

 

 

 

 

 

 

 

 

 

 

 

 

 

 

 

 

 

 

 

 

 

 

  누구일까?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일까? 사거리 신호등에 대기하다가 문득 돌아 본 우측도로에 누워있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인도에 방바닥처럼 누워, 모자는 자신의 옆자리에 벗어 놓은 것인지 반듯이 놓여있다. 

  마치 세상 모든 것이 자기인 것처럼,  청풍명월처럼 세월을 따라 흐르는 여행자처럼, 모든 것에 구애받지 않고 차들의 소음도 비켜지나 가는 듯한 정적이다.

  그날, 몇년전 구제역발병에 방역팀으로 나갔을 때, 따가운 시선에도 굳굳이 사진을 찍었던 사명감처럼 순간의 손놀림으로 흔들리지 않는 딱 한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을 보며 나의 오른발이 저려오는 것을 느꼈다. 

 

  떠날 수 있을 때 떠날 수 있고 지나온 자리에 아픔이 없이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조병화시인의 "공존의 이유"처럼!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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