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일출산행 길에 상고대1
<지리산에서 일몰, 일출 보기. 엉덩이 바위를 찾았다 >
- 2023년 06월 20일(금) ~ 06월 21일(토) 비후 맑음, 산행날씨 좋음, 바람많이 붐.
- 산행코스 : 중산리매표소 → 칼바위 → 홈바위 → 유암폭포 → 병기막터교 → 장터목대피소(1박) → 통천문 → 천왕봉 → 천왕샘 남강발원지 → 개선문 → 마당바위 → 법계사 → 로타리대피소 → 칼바위 → 중산리매표소
<1일>: 출발 안동(7:00)→남안동IC(7:25)→서대구, 옥포분기점(08:32)→논공→거창휴게소→함양분기점(9:32)→산청IC(9:40)→지리산 중산리주차장(10:22)→중산리에서 산행시작(10:50)→통천길(10:54)→칼바위(11:26)→칼바위 삼거리, 출렁다리(11:32)→너른바위(12:52)→엉덩이바위(12:58)→홈바위(1:35)→유암폭포(1:46)→병기막터교(2:16)→장터목대피소(3:13) 백무동 373
- 산행거리7.3㎞, 소요시간: 최대한 느리게 약 4시간20분(평소 약5시간)
<2일>: 천왕봉일출 시간6시40분 예상// →장터목대피소 출발(5:08)→제석봉전망대(5:34)→통천문(6:09)→지리산 천왕봉(6:30)→하산(6:45)→천왕샘 남강발원지(7:03)→개선문(7:31)→마당바위(8:10)→법계사(8:25), 로타리대피소 아침식사→출발(10:05)→망바위(10:35)→칼바위 상단(10:47)→칼바위 삼거리, 출렁다리(11:17), 휴식→칼바위(11:44)→통천길(12:05)→중산리 주차장(12:30)
- 산행거리 9.8㎞, 소요시간: 약 7시간20분 (평소4시간30분)
<2018년 엉덩이 바위>
<2023년 10월 엉덩이 바위>
지난 6월에 면벽수행을 하듯 나에게 질문을 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산행을 하면서 찾아보았던 천왕봉 산행길에 바위 하나를 찾으며 올라 갔었다.
그 바위는 스스로 붙인 이름이 엉덩이 크기의 바위였다. 난 “엉덩이 바위”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때 산행 중에 그 바위를 찾지 못하여 이번 산행에는 꼭 찾겠다는 신념으로 땅에 코를 대듯이 산길을 훑으며 걸었다.
그러다 보니 주위 경치를 잠시 소홀한 적도 있고, 마주치는 산우와 인사를 잊어버릴 때도 있었다.
많은 바위로 계단과 디딤돌을 만들어 놓아 편하게 산길을 걸을 수 있게 해 놓았다. 봄의 산길보다는 가을의 산길이 더 아름답지만 쓸쓸하다. 그래서 좋다, 때로는 비장미가 더 아름답게 보이듯 한다.
칼바위 삼거리에서 좌측길로 올라가서 장터목대피소에 하루밤을 보낼 계획이다. 그래서 산행이 한결 여유롭다. 어제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고, 오늘은 바람과 함께 올해들어 제일 추워진다고 했다. 그러나 지리산의 날씨는 “맑음”으로 나왔다
다음주 28일이 지리산의 단풍이 절정이라고 매스컴에서 나왔다. 그러나 올라가는 길에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분이 오늘 단풍이 절정이라고 하였다. 특히 법계사에는 지금 아주 좋다고 하였고 비가 내린 후 단풍이 많이 떨어질 것이니 오늘 이 길이 아마 가장 좋을 것이라고 하였다. 산행중에 역시 그의 말이 맞다는 것을 느꼈다.
몸이 (내)장이 나쁘면 얼굴이 푸석해지고, 비염이 재발하기도 한다. 어느 한 곳이 삐끗거리면 모래성이 허물어지듯 몸 전체가 큰 진동을 겪기도 한다.
가끔 이러한 산행이 어려움에 대한 재충전의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산행에 일몰과 일출을 기대하며 시작하였지만 추운 날씨가 무척 걱정스럽기도 하다.
출렁다리를 지나 홈바위 도착 전쯤에 그토록 찾던 “엉덩이 바위”를 일행과 같이 확인하였다. 지난 산행 시에 위치를 짐작하지 못하여 찾지 못하였지만 지난 사진을 면밀히 살펴본 후에 찾게 되었다. 기쁘다. 이 가을에도 여전히 엉덩이를 내밀고 있다. 추위가 닥쳐와도 변함없이 엉덩이를 까고 이곳을 지킬 것이다.
변함없는 마음을 헤아려 본다.
유암폭포를 지나 병기막터교에 도착하면 일일 산행에 절정인 구간을 만난다. 아마 이 구간이 장터목대피소까지 급경사로 제일 힘든 구간일 수 있다. 그러고 나면 휴식의 공간이며 일몰이 아름다운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게 된다.
장터목대피소 아래에 우물은 호스를 타고 물이 졸졸 흘러 시원한 물맛을 볼 수 있고 취사장 옆에서는 PT병에 담을 수 있는 담수통이 있어 식사에 필요한 물로 사용할 수 있어 좋다.
장터목대피소에서는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어떤 옷이든 얋게 느껴진다. 가벼운 육체는 영혼까지 날라 갈 정도의 강풍이다. 취사장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준비해 간 얇은 삼겹살과 너비아나를 구워먹고 옆에 나이드신 부부는 한신계곡으로 올라오며 따온 느타리버섯을 주셔서 얻어 먹었다. 우리 팀은 외국인 4인가족이 인스턴트 음식만 먹고 있어 굽고 있는 너비아니를 아이들에게 주었다. 이곳에서는 이것도 꿀맛일 수 있다.
9시에 소등을 하였다. 휴대폰은 복도에서 카메라를 먼저 충전하고 결합해 놓았다.
백무동에서 올라오는 곳은 화장실 가는 길이며 이 길은 바람길이 되어 무척 추웠다. 옆 제석봉 비탈은 희미하게 하얀서리가 풀잎에 걸려 있었다. 내일 새벽이 무척 추울 것으로 생각되었다. 대피소내에서는 코고는 소리가 지치지 않고 계속되고 사람들은 바람소리에도 풀처럼 모두 누워있다.
지리산 천왕봉 일출시간이 6시48분 예정으로 5시에 취사장에 모여 일출 1시간 전에 출발하기로 하였다. 너무 일찍 천왕봉에 가서 바람과 추위에 일출을 기다리는 것이 무리일 것 같아 정확한 시간이거나 약간 늦게 도착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가지고 온 내의와 두꺼운 옷을 입고 몸의 보온을 유지하였다. 일행이 가지고 온 발열체를 주머니에 넣어서 손이 시러운 것에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헤드렌턴을 머리에 걸고 가는 길에 상고대가 있었다. 길 가장자리에 눈발(서리) 같은 서리(눈발)가 쌓여 있었다. 입김이 안경을 괴롭히고, 자꾸만 훌쩍이게 하였다.
천왕봉의 일출이 사람들의 함성과 함께 다시 붉게 구름속으로 숨바꼭질을 반복하고 어느 순간에 다시 이러한 현상이 반복될 쯤에 사진을 열심히 찍고 하산하였다. 하산길이 아쉬워 사람들이 내려가는 길목에 많이 모여 있었다. 천왕봉 아래에서 보면 8부 능선쯤에는 하얗게 상고대가 있고 그 아래에는 색깔이 다른 지리산능선으로 구분되어 있다.
내려가는 길이 급경사로 어느 지점까지는 조심하여야 한다. 사고는 항상 하산길에 많이 일어나므로 이러한 급경사 돌길에는 조심을 하여야 한다. 또한 무릎관절을 아껴 오래 산행을 해야하므로 더 조심해야 할 것이다.
법계사에 가을은 절정에 있다. 단풍의 색깔이 역광의 햇살에 의해 더욱 붉게 빛나고 있다. 이러한 순간의 행복은 마치 한해의 피로를 해소해 주는 시간이라 생각된다. 길게 누리지 못한 아쉬움으로 로타리대피소에서 아침을 먹고 순두류코스의 버스시간이 맞지 않아 칼바위코스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법계사 도착 전에 헬기의 움직임이 법계사 물품의 전달을 하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그 헬기장을 지나 내려갔다. 올라오는 사람들과 마주치며 망바위와 개선문을 거쳐서 칼바위삼거리 마루에 누워 바람에 흔들리는 가을잎을 쳐다보았다. 한 곡의 음악을 다른 핸드폰으로 켜 놓고 다른 폰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빛나는 보석처럼 파란잎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돌아보면 항상 아쉬운 순간이다. 지난 6월에도 그렇게 동영상을 찍었는데 오늘 이곳에서 다시 이렇게 할 수 있어 마냥 좋다.
지리산으로 십년을 넘게 다시 찾아올 수 있어 고맙다. 오늘 이곳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고, 그 길위에 나는 오래 서 있고 싶다.
가을이 가는 것이 무척 아쉽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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