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모심기

무당 거미 2012. 6. 11. 13:52

 


 모내기라도 한다. 못자리에서 기른 모를 본 논에 옮겨 심는 일이다.

[출처] 모내기 | 네이버 백과사전 http://100.naver.com/100.nhn?docid=62597 )

(모내기를 통한 벼농사의 장점으로는, ① 어린모가 좁은 면적의 못자리에서 생육되기 때문에 집약적인 관리 ·  호를 받을 수 있다. ② 못자리 기간만큼은 본 논을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 있어 토지 이용도를 높일 수 있다. ③ 본 논에 물을 대는 기간이 단축되어 관개수를 절약할 수 있다. ④ 일정한 간격으로 모를 심기 때문에 본 논의 재배관리가 쉽다. ⑤ 본 논관리를 집약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높일 수 있다)

 새벽 4시에 일어났다. 5시부터 모심기를 해준다고 하였다. 출근하는 나를 위해 친척 할배뻘인 이앙기주인의 배려이다.

 새벽은 아직도 찬바람이 분다. 5촌아제와 아지매께서 점심준비도 해주셨다. 어렵게 물을 퍼서 준비를 마치고 오늘 새벽부터 모심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참으로 견우와 직녀의 만남처럼 전국적인 가뭄에 고마운 새벽이다. 

 어제 큰아버지의 경운기로 한번 만에 실어 주신 덕분으로 잘 준비되어 새벽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예전 기억에 모내기는 대소가의 잔치였다. 이웃과 일가친척들이 모두 모여서 서로 돕고 모심기를 하고 밥을 논뚝에 둘려 앉아 막걸리도 한잔하며, 즐겼던 것이다. 그런 옛이야기를 들으면 재미나기도 하다. 이제는 모두 기계모와 이앙기로 그러한 힘든 과정은 없어졌지만 이웃과 친척들의 즐거운 모임이 점점 사라져 버린 것이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농사 4년차인 나에게는 큰아버지의 오랜 경험적 농사법을 잘 배우고 있다. 작은 매듭법부터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구마캐는 방법까지 기억난다. 오랜 세월 묻어나는 경험적인 최고의 방법인 듯 하였다.

 이러한 소소한 것들이 재미있다. 그렇다. 올해 이렇게 가뭄에 시달리다가 늦었지만 이렇게 모심기를 하는 것도 즐거움이다. 모심기를 하고 있으니까, 모두 모여 즐겁게 지난 얘기와 웃음이 있으니까.

 오늘도 즐거운 하루일 것이다. 잠이 부족한 하루이지만.

 

새벽안개가 아직 가시기 않았다.

늦은 모내기가 시작되었다. 

6조식 이앙기는 빠르다. 그리고 편하다

줄이 바르지 않다. 그렇다고 벼가 삐닥하게 옆으로 자라지는 않는다.

인생도 약간 굽어져 있어야 보람있을 것이다. 

 

예전 5촌아지매는 "인간이앙기"라고 하였다. 그만큼 빨리 모심기를 잘했다고 하였다. 

난 옆에서 확인했다. 인정서를 수여하고 싶었다.

얼마전 퇴직하신 당숙! 통풍으로 병원을 다니신다. 

 

1번논 전봇대를 피하여 조심하게 가고 있다. 피하거나 돌아가야 할 일도 때론 있으리라! 벽이면 돌아서 가야하는 지혜도 필요할 것이다. 모심기는 인근에서 제일 늦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하는 것 만큼 어리석음은 없으리라  

 


자주 생각했었다. 농사일을 하는 것도, 모심기를 하는 것도, 자연에 대해, 인생에 대해, 살아가는 것에 대해, 친척과 가족에 대해, 많은 것을 얻게 한다.

(금계국)꽃들 뒤로 심겨지는 어린 벼

 

 

 

 

물이 많았다. 모자라던 며칠 전을 생각하면 기쁘다. 그러나 모심기에 물 깊이가 적당하여야 한다. 넘쳐서는 안된다. 그러한 것으로 부터 배운다.  

 

2번 논에 모심기가 시작되었다. 어제 뿌린 이앙전처치 제초제가 물위에 기름처럼 떠있다.  

 

 

 

옆에 사시는 친척할머니와 큰어머님이 오셨다. 무릎관절이 안좋으신데, 같이 와서 걱정해주고 아침을 드시는 모습을 보니 좋다. 사람들이 모여 소풍 나온 듯한 풍경이 좋다. 도와 주셔서 고마웠다. 

 

꽃처럼 살 수 없을까? 

 

3번 논에 차나락을 심는다. 지난해 적은 양이지만 현미찹쌀이 인기가 좋았다.  

 

 

저녁에 다시 들려 물관리를 하였다. 그래도 물이 많아서 뜬 모가 있었다.

물을 며칠간 대지 말라고 하였다. 사름이 잘 되었으면 한다. 

 

[명사] 모를 옮겨 심은 지 4~5일쯤 지나서 모가 완전히 뿌리를 내려 파랗게 생기를 띠는 일. 또는 그런 상태.

 

  지향하는 무농약 농법은 어렵다. 수차례 생각해보지만 천수답에 단독이 아닌 주위의 논들 사이에 혼자서 하기는 힘들다. 물론 수확과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어려운 것이다. 우렁이 농법과 오리농법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면 차선으로 생각하는 방법은 저농약 농사법이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벼이삭 필 무렵에는 수확이 적더라도 약을 치지 않는다. 수확기가 다가오면 아무 것도 간섭하지 않고, 다만 물관리만 하도록 할 생각이다. 한 줌, 한 대, 한 말이 적게 수확되어도 좋다. 그렇게 농사를 짓고 싶다. 관행농사법에서 조금만 이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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