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설악산 한계령-대청봉-공룡능선-비선대 산행기(2)

무당 거미 2008. 10. 2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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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북능선의 고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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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설악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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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 서북능선에서 만난 삭은 캔> 


 

  잠시 내설악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이 능선에서 만난 것이 있었다. 누군가가 버려 놓은 캔이다. 언제, 누가 던져 놓았는지 녹 슬은 철모처럼 삭아가고 있었다. 문득 나훈아의 “녹슬은 기차길” 노래가 생각났다. 6*25로 실향민이 되어버린 전쟁 1세대들은 이런 노래들을 들으면 목이 메일 것이다. 오랜 세월 고향을 가슴에 묻어 놓고 잠결인 듯 스쳐가는 고향 언덕길을 그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설악산 능선길인 이 길에서 잠시 스쳐가는 것들에 대한 기억을 하고 있었다. 잊지 못한다는 것은 고통일 수도 있다. 기억하지 않으려 해도 떠오르는 것은 마치 우울증에 시달려 약으로 지탱해야하는 상황의 어려움이 될 수도 있다.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 중에 한 가지가 바로 “忘却”이라 했던 것처럼 아픔도 기쁨도 서서히 잊혀져 가는 것이 세상의 진리인 듯하다. 소중한 기억도 아쉬움도 그렇게 잊혀지는 것이다. 


젓 갈

        - 김춘수 -


언젠가 金東里 씨에게

내 고향 젓갈을 권했더니

한입 입에 넣어보고는

심각한 맛!이라고 했다.

썩어가는 魚物을

그 창자를

소금은 나트리움의 짜디짠

煉獄이 되게 하지만

보라, 이젠

네 이마 위 천국이 없고

네 발 아래 지옥도 없다.

앙리 미쇼의 시를 읽으며 나는 가끔

鼻孔 깊숙이 스미는

뭔가 탕쳐버린 듯한 소금의

씁씁한 그 냄새를 맡고

그 맛을 본다.

 

(출처 : http://mrs-oz.com/cgi/way/way-board.cgi?db=siin&j=v&no=2823&pg=5)

  젓갈은 삭아야 맛이 난다. 잊혀 질 듯, 잊혀 질 듯 그리운 몸부림이 그 맛을 더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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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 서북능선 길의 특이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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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청봉 뒤로 대청봉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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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청봉 뒤로 대청봉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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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끝쪽쯤에 봉정암과 그 능선위로 소청대피소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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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봉정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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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 중청봉과 우측 대청봉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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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청봉 모습>


 

  중청봉이 보일쯤에 햇살이 간간히 우리를 내려 봤다. 서북능선 길에서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는 봉정암(鳳頂庵)과 그 능선위로 소청산장이 멀리 보였다. 중청을 오르니 대청봉이 눈에 확 들어왔다. 재작년에 왔었던 모습 그대로이다. 오늘밤 하루 묵어야 될 중청대피소도 눈에 들어왔다. 바람찬 능선 길을 걸으며 오늘 하루의 목적지인 중청산장을 향하였다. 그러나 김과장과 나와 또 부천에서 온 5학년을 넘어선(50세 넘은) 아줌마 셋이서 같이 가고, 아직 신부장과 배대리는 보이지 않았다. 


  중청대피소에 김과장과 둘이서만 먼저 도착하였다. 선착순 방배정이어서 두 사람이 오기 전에 먼저 예약상황을 확인하고 모포 4장(4천원)을 빌렸다. 다행히 올해는 1대피실인 아래층으로 배정 받았다. 재작년 추위에 떨며 밤을 보냈던 아픈 기억을 생각하면 다행스럽다. 아래층에 내려가니 그곳에서도 위쪽 침실이다. 짐을 내려놓고 두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 내일 날씨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 오늘 대청봉을 올라가는 것이 좋을 듯하였다. 화장실과 취사장 그리고 주위를 둘러 본 다음에서야 두 사람이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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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청봉 오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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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청봉에서 본 대청봉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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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청봉에서 본 내설악의 모습, 멀리 속초시가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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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청대피소 뒤로 대청봉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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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청대피소안에서 배대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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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 대청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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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청대피소(4:47) ⇒ 휴식 후(5:17) ⇒ 대청봉(5:28)

  신부장은 침실에서 쉬도록 하고 김과장, 배대리, 나 이렇게 셋이서 대청봉을 향하였다. 오색약수에서 대청봉을 올라와서 중청대피소에 도착한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바람이 너무 세어 날려 갈 뻔 했다고 하였다. 올라가는 길에 바람이 우측에서 세차게 불어 왔다. 대청봉에 도착하니 2008년 10월 24일 금요일 밤이 서서히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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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시 이곳에 설 수 있게 하여 감사합니다.

저 지는 붉은 해는 한해의 슬픔과 설움을 가져가시고

일상 속에 묻힌 내일의 시간들을 희망으로 맞이하게 하소서!

비록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저 타는 서쪽하늘이 아름답다고 교만하지 않고

낮은 곳으로 걸어가는 이들의 마음처럼 소중하게 여기게 하소서!

나의 한손이 아닌 우리들의 맞잡은 손으로 살게 하소서!

닫혀있는 마음을 열고 따듯한 가슴으로 어루만질 수 있는 나눔도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