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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들녁 풍경

무당 거미 2011. 9. 6. 18:08

 아침 저녁으로 쌀쌀함을 느끼게 한다. 여름은 또 그렇게 가버리는 모양이다. 최영미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난 것 처럼, 여름 짧은소매의 기억은 이렇게 지나가 버리는 듯 하다. 항상 마음에 그리는 청량산이 가까이 보인다. 수 없이 가는 곳이지만 또 가고 싶은 곳이다. 응진전의 풍경과 김생굴로 이어진 산길과 청량사에 한모금의 생수의 기억이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었던 저기 청량산이 보인다. 하늘 다리로 이어진 장인봉의 웅장함이 눈에 새겨진다.

  고래불해수욕장의 뜨거움도, 길안천 여름밤의 시냇물소리도 그렇게 가을이 오는 것처럼 흘러가 버리는 모양이다. 초가을 들녁에는 곡식이 여물고 있다. 곤충들은 들판에 분주히 자리잡고 있다. 논뚝에서는 검은 콩 이파리 아래 작은 그늘도 오후의 햇살이 옮겨 놓는다. 이렇게 가을이 또 오는 모양이다. 내 손에 작은 주름하나 생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