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과 백담사 산행기 1,707.9m>
◈ 산행방향 : 한계령(서북능선)⇒중청대피소 1박⇒대청봉⇒중청⇒봉정암⇒수렴동계곡⇒백담사
◈ 산행일자 : 2013. 10. 8(화) ~ 2013. 10. 9(수) 〔1박2일〕
◈ 이용차량 : 3931
◈ 산행인원 : 3명
◈ 산행시간 : 총 약15시간 소요(1일 : 5시간, 2일 : 9시간20분)
◈ 산행거리 : 총 21.4km(1일 : 7.7km, 2일 : 13.7km)
◈ 세부내용
◉ 제1일(2013. 10. 8. 화) (일몰17:59예정) : 안동에서 출발(06:30)→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06:40)→영주IC(06:40)→풍기IC(07:05)→북단양IC(07:25)→남제천IC(07:35)→제천IC(07:40)→치악휴게소(식사07:53-8:22)→만종분기점(08:40)→북원주IC(08:45)→횡성IC(08:52)→홍천IC(09:12)7,800원→인제군(10:05)→인제군 북면 원통리(10:18)→한계령휴게소(10:45)→등산시작(11:09)→귀때기청봉과 끝청 갈림길(1:00)→둥근나무(3:03)→끝청(3:51)→중청대피소(3:51)→저녁식사 휴식→(중청대피소 지하1대피소 202-204번 1박, 담요1장2,000×6장 구입) 1일 / 산행거리7.7km
◉ 제2일 (2013. 10. 9. 수:한글날) (일출6:27예정) : 중청대피소(06:36)→대청봉(6:54)→중청대피소(7:28)→출발(8:20)→소청(08:44)→소청대피소(09:02)→봉정암(09:46)→출발(11:00)→사자바위(11:09)→수렴동대피소(2:26)→점심식사→영시암삼거리(2:52)→영시암(2:56)→백담사 매표소(3:58)→마을버스이용(차비2,300원×3명)→마을버스 출발(4:09)→용대리주차장(4:24)대리운전 만남후 출발(4:35)→인제(4:49)→철정리(5:27)→홍천IC(5:46)→횡성IC(6:04)→만종분기점(6:18)→남원주IC(6:22)→치악휴게소(6:33-6:50주유)→제천IC(7:04)→단양IC(7:19)→서안동IC(8:11)→안동터미널(8:14) / 산행거리13.7km
○ 프롤로그
2013년도 제24호 태풍 “다나스(Danas)”가 올라온다고 하였다. 어렵게 설악산 중청대피소를 예약하고 포기하기에는 아쉬웠다. 그래서 태풍을 뚫고서라도 가리라는 생각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혼자였으면 고심하지 않아도 될텐데 동행이 있고, 여자분도 참여하는 계획이 되어 있었기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월 첫째 토요일을 충청대피소 예약 1차 목표에 실패하고 말았다. 작년에 참가했던 맴버가 허벅지와 무릎이 안 좋아서 망설이고 있었다. 1차 목표가 실패하고, 2차 예정일이 왔다. 1차에 실패했던 원인은 해당사이트가 열리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2차에서는 1분전에 열고 기다렸다가 4명을 예약하게 되었다. 환호를 지르고 싶을 정도로 기뻤다.
준비물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작년에 계획했던 공룡능선의 코스도 구상해 보았다. 첫날의 산행이 다소 쉬워서 2일째에는 대청봉에 일출을 보지 않고 바로 희운각대피소로 내려가 무너미고개를 넘어 공룡능선으로 올라가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산행날짜가 다가오고 작년 두명의 멤버가 결국 포기를 하고 말았다. 그 사이 추가로 한명 더 예약했던 자리가 필요없게 되었다. 또한 태풍이 제주도와 남해안을 거쳐 대한해협을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 지나가는 날이 예약했던 그날이였다.
산행 전날까지 국립공원관리공단 예약사이트(http://seorak.knps.or.kr/)에서는 취소나 안내는 없었다. 그래서 동행하고자 하는 마음을 되짚어 보고, 끝까지 그대로 진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확고해 졌다. 6시 30분에 출발하게 되었다. 단양, 제천, 치악휴게소, 문막, 홍천으로 올라갔다. 태풍이 몰고 오는 비는 지역에 따라 양이 달랐다. 설악산 쪽으로 올라갈수록 적게 내렸다. 인제군 원통에서 대리운전기사를 만나 한계령으로 갔다. 산행 전날까지 참여자를 확정하지 못하여 예약을 취소하지 못하였고 결국 3명으로 가게 되었다.
한계령에 도착하니, 등산입구에 “설악산 국립공원 전구간 통제”라는 안내문구가 전자계기판에 붉은색의 글자로 움직이고 있었다. 대리운전기사는 설악산 국립공원에 근무하는 후배에게 전화하여 전면통제를 확인하였고, 울산바위쪽 설악동만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중청대피소에 확인해보자는 생각으로 스마트폰으로 나는 통화를 시도하였다. 처음에는 환불해준다고 하였으나, 벌써 한계령에 도착하였다고 하니 산행을 시작하라는 허락을 해주었다. 12시부터 전면통제 될 예정이며, 조심해서 올라오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래서 한계령 입구 위령비 근처 통제소에 이야기를 하고 서북능선으로 향하였다. 비는 많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땀과 속옷까지 적셔주는 태풍전야의 비가 계속 내렸다. 얇은 비옷 사이로 가을바람이 시원하였다.
서북능선을 올라서고 서서히 끝청으로 향하는 능선 길은 한결 쉬웠다. 비는 옷을 적시고 바지를 통해 등산화가 젖기 시작하였다. 질퍽한 느낌이 왼쪽부터 왔다. 산행 중 능선 길에 빗물이 곳곳에 고여 있었다. 몇 사람을 추월하고 나서 또 한무리의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먼저 출발한 사람들이였다. 태풍이 올라오는 중에도 우리같이 무모하게 산행을 결심한 사람들이 있어서 동지를 만난 듯 반가웠다.
25kg 정도의 배낭은 무게보다는 어깨의 착용감이 부자연스러워 졌다. 태풍으로 여분의 옷을 더 준비하였고, 코펠과 버너, 그리고 밥과 반찬들이 배낭 안에서 어깨의 근육을 자극하였다. 시간은 넉넉하였다. 중청대피소에 통화했을 때 미리 산행을 알렸고, 예약도 하였기에 또한 태풍으로 취소자가 많아서 잠자리는 충분하리라 생각하였다. 다만 태풍이 올라오고 있는 중에 내일의 날씨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더 생각하게 되었다. 끝청이 가까워질 때 만나는 둥근나무는 썩어 가고 있었다. 세월을 안은 듯 초라해 보였다. 그곳에서 꼭 독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이번 산행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발목으로 떨어지는 빗물이 등산화를 더 무겁게 만들었다.
중청대피소에 제일 먼저 도착하여 주변을 살폈다. 작년 같으면 북적거리며 사람의 틈을 비집고 다녀야 할 정도이나 올해엔 도착한 몇몇 사람들이 직원들 대화하는 모습 뿐이였다. 등산화를 먼저 벗고 싶었다. 잠시 후에 우리팀이 도착하였다. 예약상황을 확인하고 자리를 잡았다. 모포가 1,000원이 올라 1장에 2,000원이였다. 여섯장을 구입하였고 젖은 옷을 갈아 입었다. 취사장에는 사람들이 없었다. 저녁준비를 같이하고 밥을 비벼서 맛있게 먹었다. 황태조림, 들깨부각, 김치, 김, 너비아니, 소고기 양념불고기 등 맛있는 것이 많았다.
한가한 시간이다. 넉넉하다. 여유로웠다. 긴 시간이 주어졌다. 저녁 6시 이후부터 느림의 연속이다. 바쁠 것이 없었다. 내일은 무엇을 먹을까 하며 모포위에서 쉬었다.
밤은 길었다. 새벽2시에 밖을 나가 보니, 바람소리가 아버지의 기침소리보다 세다. 빗물이 중청대피소 처마에 떨어지고 있었다. 주위에는 어둠과 비 그리고 바람소리 뿐이였다. 그리고 또 저 짙은 어둠에 묻힌 추억뿐이였다. 주위의 시끄러움에도 느낄 수 있는 정적이였다. 지난날의 추억이였다. 바람은 안개와 비를 몰고 다니는 것을 한참이나 보았다.
까치발로 살며시 지하 1대기실 침소에 올라갔다. 잠이 오지 않았다. 다행이 가지고 간 이어폰을 스마트폰에 연결하여 잠을 다시 청하였다.
아침 5시경에 아직까지 비가 내린다는 것을 전해 듣고 누워있으니 6시가 넘어서 사람들이 서서히 빠져 나가고 있었다. 아직 안개로 대청봉의 일출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나 일출시간이 지나고 대청봉을 오르는 중간지점에서 붉은 태양의 오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위부터 서서히 물들어 오는 밝은 현상이 점점 잠식해 갈쯤에 정상에 도달하였다. 남녀 두사람이 먼저 와 있었다. 우리와 같이 감탄을 하며 그 시간을 즐겼다. 대청봉의 표지석을 이렇게 한가로이 가질 수 있는 여유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태풍으로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이 더 많은 듯 하였다. 서서히 밝아오는 햇살이 중청의 둥근모양의 안테나를 비추며 밝아오고 있었다. 대청봉아래 봉우리들이 물을 대어 놓은 두마지기 논 모양으로 평평하게 구름이 깔려 있었다. 빛과 부딪치는 밝은 구름이 점점 눈부시고 태양을 향해 렌즈를 깜빡였다.
스틱이 바위를 두들기는 잠 깨움이 있을 무렵 태양은 서서히 화채봉과 공룡능선과 내설악을 밝혀주었다.
중청에서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소청으로 갔다. 빛이 등에 업혀서 따라 오고 있었다. 소청대피소와 봉정암까지 가볍게 배낭을 메고 내려갔다. 세면 후에 사리탑에 올라서니 용아장성은 햇살을 받아 눈 부셨다. 역광으로 보는 소청봉은 햇살에 비치는 이파리와 같이 가을엽서의 한 장면 같았다. 편지였다. 가을을 전하는 희망과 환희의 전달자였다. 합장하는 자들의 고귀함과 함께 외우는 불경소리가 설악산을 들썩이며 울리는 듯하였다.
마침 헬기가 물건을 나르는 쉽지 않는 장면까지 볼 수 있었다. 행운이였다. 가까이서 헬기를 쳐다볼 수 있었다. 2007년 이었던가? 그때도 가까이서 봤던 적이 있었다. 헬기 바람에 낙엽이 회오리치며 날렸다. 모자를 눌려 쓰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파란하늘에 잠자리 한 마리 굉음을 내며 날고 있고, 그 아래 태양빛을 갈라 직선을 둥글게 만드는 바람이 입안으로 삼겼다. 가을을 만끽하였다. 하늘은 파랗고 단풍잎은 마냥 붉어서 좋았다.
봉정암 내리막을 끝날 때 쯤 사람들의 마주함이 잦아졌다. “안녕하세요”의 인사말이 자주하게 되었고 첫차로 올라오는 무리를 양보하며 내려가야 하기도 하였다. 사람들의 어제의 태풍을 잊고 맑은 하늘아래 몰려오고 있었다. 수렴동계곡의 단풍은 시(詩)구절처럼 붉어서 서러웠다. 붉은 색깔만큼이나 슬프고 아름다웠다. 단풍의 아름다움이 아쉬워 더 붉어지는 부끄러움에 나도 모르게 자꾸 돌아보게 하였다.
영시암까지는 긴 터널이였다. 긴 시간을 단풍과 단풍을 기다리는 파란잎들의 무대였다. 황홀한 시냇물은 연신 소리를 지르며 백담사로 향하였다. 우리와 같이 추억을 가슴에 묻으며 흘러가고 있었다. 계곡이 넓어지며 펼쳐진 노트에 더 많은 사연을 담아야 하듯 가을햇살은 간간히 붉은 펜으로 동그라미 그리듯이 시냇물 하얀 이빨위로 더 붉게 그려 놓았다. 백담사 계곡의 돌탑은 어느 누구의 기원과 염원들이 엉켜 초가을 속에 묻어 놓고, 끝없이 흘러가는 시냇물처럼 사연을 묶어 합장하는 소망들의 잊지 않겠지! 가을의 편지를 그렇게 쓰고 있는 듯하였다. 마을버스에 오르는 순간 우리들의 편지글은 마침표를 찍고 가슴에 담겨지고 몸은 백담사 주차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20여분의 이동시간은 긴 시간이였다. 눈감아 보면 이틀간의 시간을 족자에 말아 넣어야 하는 긴 사연과 감탄이였다. 2013년의 아름다운 가을 추억이였다.
인제를 지나 홍천으로 향하는 길에 석양은 양털처럼 곱게 깔아 놓았다. 오늘을 아쉬워하는 저녁노을이였다. 노래가 좋은 귀가 길에 중앙고속도 길에 바퀴에 새겨, 도로마다 찍어 놓은 과거같은 되새김이기도 하다. 설악산행의 여운과 라디오를 통해 나오는 가을노래는 오렌지색 등산복처럼 좋았다. 긴 여행길이 점점 어둠속으로 숨어들고 있었다. 모퉁이를 돌아 길게 늘어진 고속도로의 길은 짧게 느껴졌다. 라이트 불빛이 점점 낯익은 곳에 비추어 주고 가을노래는 도돌이표도 없이 후렴도 없이 끝나가고 있었다. 끝.
<다음장에 설악산행 사진이 순서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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