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소청대피소체험 산행기2
<설악산 소청대피소체험 산행기 1,707.9m>
〔설악산 정상에 단풍은 떨어지고, 다음날 소청대피소에서는 가을비가 내렸다.〕
◈ 산행방향: 한계령(서북능선)⇒대청봉⇒소청⇒소청대피소 1박⇒봉정암⇒수렴동계곡⇒백담사
◈ 산행일자: 2024. 10. 27(일) ~ 2024. 9. 28(월) 〔1박2일〕
◈ 이용차량: 싼타페
◈ 산행인원: 1명 (나홀로)
◈ 산행시간: 총 약11시간 소요(1일 : 6시간, 2일 : 5시간)
◈ 산행거리: 총 21.2km(1일 : 9.9km, 2일 : 11.3km)
◈ 세부내용
◉ 제1일 (2024.10.27.일) (일몰17:28예정): 안동에서 출발(04:52)→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05:03)→영주→단양(5:42)→제천→치악휴게소(6:14)→만종분기점(06:50)→북원주(6:56)→횡성→홍천TG 8,700원(07:16)→인제(07:56)→인제군 북면 원통리(08:02)→한계교차로(08:08)→백담사주차장(8:20)1일 주차비 8천원→개인택시(8:30)¹→한계령휴게소(08:58)→등산시작(09:13)→서북능선삼거리 (귀때기청봉과 끝청 갈림길)10:55→U나무(12:25)→일명 두꺼비바위(12:36)→크랭크나무(1:05)→끝청(1:54)→중청대피소(2:36)→대청봉(3:03)→소청(3:49)→소청대피소(4:05)→방배정(3시부터)후, 저녁식사, 휴식→(2,3대피소 309호) 1일/산행시간 6시간, 산행거리9.9km
※ 콜택시¹ : 2023.9월 백담사주차장에서 원대콜택시 033-463-4400 (메타요금 약45,000원)
개인택시¹ : 2024.10월 백담사주차장에서 개인택시 010-5362-6507 오득세 (메타요금 45,600원)
◉ 제2일 (2024.10.28.월) (일출6:52예정): 소청대피소(06:30)→봉정암(07:02)→출발(07:17)→사자바위(07:27)→쌍룡폭포(8:10)→연화담→수렴동대피소(09:25)→출발(09:50)→영시암(10:15)→백담탐방지원센터→백담사(11:30)→마을버스이용(차비2,500원)→마을버스 출발(11:48)→용대리주차장(12:03) 주차비13,000원→출발(12:20)→원통리(12:38)→인제(12:47)→홍천IC→원주(1:48)→만종분기점(1:53)→치악휴게소 지나침→단양→서안동IC(3:41)→안동 /산행시간 5시간, 산행거리11.3km
○ 프롤로그
농사일로 수확시기가 겹쳐져서 일정을 잡기가 어려웠다. 같이 산행을 하려던 사람들은 지리산으로 정하여 예약하였지만 2일째에 비가 온다는 소식에 취소를 하게 되었다. 결국 혼자 가야했다. 그래서 6월에 지리산을 갔다와서 급하게 설악산을 알아보니 중청대피소에는 공사중이였고, 소청대피소에 일요일이어서 자리가 있었다. 혼자라도 가고 싶었다. 물론 위험하고 예년보다는 늦은 날짜이지만 눈앞에 아른거리는 풍경을 잊을 수가 없었다.
혼자는 자유롭다. 새벽 일찍 일어났다. 4시경에 일어나 죽통김밥집에서 2줄을 사고 5시 전에 출발할 수 있었다.
중앙고속도로에는 어둠과 안개가 조금 있었다. 익숙한 길로 북진을 하였다. 치악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홍천TG로 향하였다. 혼자서 설악산을 가는 길은 처음이다. 이제까지 설악산에는 여러명이 최소한 2명이 갔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렇게 되었지만 설악산을 포기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혼자였다면 단풍이 절정인 10월초에 갔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가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것에 만족한다. 때로는 먹고 살기 위해, 무릎이 아파서, 시간이 없어서 등으로 못 가는 경우가 있지만 나는 이렇게 갈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것이다.
인제군 북면 원통리를 지나 백담사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주차를 하고 나오니 마침 개인택시 한 대가 서 있어서 바로 한계령으로 갔다. 예전에는 한계령에 차를 세웠지만 요즘은 단속이 심하고, 또 전에는 산행 중에 차를 빼달라는 전화도 받은 적이 있어서 이제는 백담사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방법을 알아서 그렇게 하고 있다.
한계령에서 서북능선 삼거리까지는 항상 힘이 든다. 단풍은 벌써 떨어지고 안 보인다. 서북능선에서 끝청까지 가는 길에도 단풍은 모두 떨어지고 없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가고 있다. 서울에서 오신 70대 남성 두분과 같이 이야기를 하며 쉬기도 하였다. 젊은사람 둘이는 앞서가더니 보이지 않았다. 끝청에 도착하면 다시 힘이 쏟는다. 서북능선의 끝이기도 하고 중청과 대청봉이 바로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중청대피소는 지금 공사중이다. 컨테이너 박스가 여러개 줄지어 놓여있다. 등산하는 사람들이 거센바람에 쉴 수 있는 1곳이 개방되어 있다. 나는 돌담에 배낭을 올려놓고 빈몸으로 대청봉에 올라갔다. 사진을 부탁하여 찍고 세찬 바람에 바로 내려왔다. 그리고 오늘의 숙소인 소청대피소로 향하였다. 얼마전 설악산에 눈이 왔다는 뉴스가 있었지만 눈은 보이지 않았고 바람만 세게 불었다.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소청대피소쪽인 봉정암 방면으로 내려갔다. 조금 더 내려가니 소청대피소가 보였다. 몇 년전에 공사를 마친 깨끗한 대피소이다.
이곳에서도 작년 중청대피소처럼 일행들을 같은 방에 배정해 주었다. 여자 남자 구별하지않고 있다. 화장실은 거품식 친환경 화장실로 깨끗하였고, 음식물을 끓일 수 있고, 설걷이도 할 수 있는 수도꼭지도 설치되어 있었다. 잔반처리와 음식물보관 냉장고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라면포터를 가지고 와서 물을 끊이는 사람이 있어서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취사장에 낮은 선반을 이용하여 앉아서 스프와 떡국을 끓여 먹었다. 그리고 어둠이 금방 찾아왔다. 배정된 대피소 번호를 찾아 누웠다. 빈자리가 많았다. 넓고 편한 곳에서도 잘 수 있지만 계단 밑에 큰 배낭을 놓고 다리를 올려 쉴 수 있어 그냥 누웠다. 새벽 2시에 화장실에 가려고 밖에 나오니 빗소리가 크게 들렸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일기예보가 정확하였다. 비는 대피소 물받이를 통해 더 크게 들렸다. 우산이 없어 화장실로 비를 맞으며 걸어가 이용하였다. 비는 슬픈음악처럼 내 귀로 아프게 울렸다.
새벽 5시에도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그치지 않아 비옷을 입고 출발하였다. 봉정암 아침공양 시간이 5:30∼6:30분까지여서 그곳에서 또 미역국을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맛있는 미역국이 있으랴! 그러나 건더기는 없고 국물만 있었지만 오이무침으로 맛있게 먹었다.
나이든 여성분의 스틱 접는 것을 도와드리고 봉정암에서 일찍 출발하였다.
텃새는 한곳에서만 살지만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철새처럼 난 쉽게 떠나 왔다. 두손을 모으며 합장기도를 하는 사람들처럼 난 먹을 것을 아낌없이 제공해 주는 봉정암 관계자 분들을 위해 감사의 기도를 하기도 했고, 또 쉴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 주는 이곳의 여유로운 시간을 감사하며 아쉬운 걸음을 돌렸다. 봉정암에서는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할 수도 있고 요사체 옆에 세면장도 있어서 씻을 수도 있다. 백담사에서 봉정암으로 올라오는 길 마지막 부분에 "해탈고개"가 있다. 이곳이 할딱고개라고도 하고 제일 힘든 구간이지만 난 그 길을 조심해서 내려갔다.
같은 색깔의 비옷을 입고 가는 무리에 섞여 가다가 혼자 속력을 내었다. 많은 사람들을 지나쳤다. 간간이 휴대폰으로 사진촬영도 하였다. 길을 비켜 주는 분들에게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앞질러 갔다. 수렴동대피소에 도착하여 영양갱 2개와 사과한개와 그리고 진하게 타갔던 에스프레소 같은 커피한잔을 하고 빗길을 걸었다. 영시암에서 잠시 비옷을 정비하고 다시 백담사를 향하여 걸었다. 이제 이곳 코스는 단풍의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맑은 냇물과 물가에 자리한 돌과 어울어진 계곡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숲길이 나오기도 하고 언덕과 계단이 있지만 좁은 길을 비켜가며 가을비에 단풍이 깔린 산길을 걷는 코스이기도 하다.
가곡 “언덕에서”의 가사가 생각난다.
“언덕에서”
저 산 넘어 물 건너 파란 잎새 꽃잎은 눈물 짓는 물망초
행여나 오시나 기다리는 언덕에 임도 꿈도 아득한 풀잎에 이슬 방울
왼종일 기다리는 가여운 응시는 나를 나를 잊지 마오
비는 쓸쓸히 내 어깨를 때리며 내리고 있다. 위쪽을 쳐다보면 나무사이로 쏟아지는 비가 아슬하게 걸려있는 나뭇잎에 팅겨 작은 이슬방울이 되어, 안경너머 부서지고 발길에 깔린 낙엽들은 빗소리를 더욱 크게 울려 주고 있다. 물소리는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이어져 들려오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피아노 건반의 흑백처럼 음표의 울림으로 일정하게 지나가고 있다. 시간의 흐름이 멈추지 않고 수렴동 계곡의 협주곡은 내 가슴을 울린다.
백담사에는 지난해 가을처럼 사람이 많지 않았다. 마을버스 한 대를 보내고 바로 탑승할 수 있었다. 영주시가 고향인 옆자리의 서울분이 고향 영양남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백담계곡으로 이어지는 좁은 마을길을 빠져나와 백담사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젖은 옷을 정리하고 안동으로 향하였다. 끝.
백담사. 이곳에는 항상 맘에 드는 글귀 하나가 있다.
문 : 불도가 무엇입니까?
답 : 차나 한잔 들고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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