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나의 넋두리

[좋은 시 한편] "문득" 주영욱

무당 거미 2023. 5. 1. 10:09

 

문득

 

주영욱

 

산길 걷다가

길섶에 핀 작은 꽃 보았다

미안하다, 네 이름을 몰라

이름 불러줄 수 없어서

자꾸만 그 꽃에게 미안했다

 

돌아오는 길

문득, 네 생각이 났다

그 꽃처럼 조그만 너를

어쩌면 이리도 잊고 살았구나

자꾸만 너에게 미안했다

 

* 안동문인협회 회장역임. 시인

 

P.S  어느날 잊고 있었던 얼굴들이 갑자기 생각이 날 때가 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생긴 것이다. 그냥 잊었다는 것 만으로 미안하다는 것이다. 시인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