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나의 넋두리

한편의 詩 "옷고름"

무당 거미 2020. 12. 11. 21:10

한편의 詩 "옷고름"

 

제사가 많은 종가에는 종부의 할일은 누워서도 걱정이 앞선다. 

대소가 어른들이 종가에 모여 제사나 큰 일을 하려면 종부의 손은 마를 날이 없다.

그렇게 어렵던 시어머니도 떠나시고, 이제 발을 좀 쭉 펴며 살아 갈 위치가 되니, 

가족형태가 핵가족으로 되고, 군불 넣던 가마솥이 전기밥솥으로 바뀌었다.

오래 전 행주치마로 눈물을 닦아야 했던 시절이 생각난다.

 

할 말이 얼마나 많을까?

묻어 두거나, 가슴으로 삭힌 시간이 얼마나 많을까?   

명절이 되어 오랜만에 찾아온 손녀의 한복 고름을 만져 주었다. 

가슴 위치에서 맺히는 옷고름

여필종부(女必從夫)라는 옛 글에 가슴이 아프다.

"예쁜 아가야! 매듭은 이렇게 만든단다!"

 

색동 옷을 입을려면 매듭을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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