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나의 넋두리

황진이를 생각함

무당 거미 2010. 2. 3. 12:10

 

 

 

 

 


 

  존재하는 만물은 오고 또 와도 다 오지 못하고, 다 왔는가 하면 또 온다. 오고 또 오는 것은 시작이 없는 것에서부터 오는 것인데, 그대에게 묻노니 처음에 어디서부터 오는가? 존재하는 만물은 돌아가고 또 돌아가도 다 돌아가지 못하며, 다 돌아갔는가 하고 보면 아직 다 돌아가지 않았다. 돌아가고 또 돌아가고 계속해도 돌아감은 끝나지 않는 것이다. 그대에게 묻노니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 황진이를 생각하며 쓴 서경덕의 글《화담집》- 『똑바로 살아라』124쪽


  평생을 불꽃처럼 살다간 비련의 여인 황진이, 그녀의 시를 보면 풍부한 감성과 뛰어난 문장을 가진 여류시인임은 틀림없다. 그녀는 기생의 몸으로 시를 쓰게 되었지만 인생의 경험을 통한 완성인지 아니면 타고난 천재적 기질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난 그녀의 시는 전자의 글처럼 인생에서 그의 시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한사람에게 의지하지 못하고 부표(浮漂)처럼 떠돌다가 “내가 죽거든 관을 쓰지 말고 동문 밖 개울가에 시체를 두어 여인들로 하여금 경계로 삼게 하시오”라는 글을 볼 때 그녀의 생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위의 책을 읽어보며 잠시 느낀 점이다. 

  그녀의 시 두편를 읽어본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 님 오신 날 밤이면 굽이굽이 펴리라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이능화(李能和)의 조선해어화사(朝鮮解語花史)에 실림-


 

그리고 다시 두편,


청산은 내 뜻이요 녹수는 임의 정이라

녹수 흘러 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잊어 울어 예어 가는구나


산은 옛산이로되 물은 옛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옛물이 있을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도다


출처 : http://blog.daum.net/dlfcjs


 

 

<그림- 石榴의 孤獨 >



靑山裏 碧溪水/黃 眞 伊


청산리(靑山裏)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출처 : http://cafe.daum.net/doma9316

 



 <드라마속의 한 장면>